1급 발암물질인 석면 폐기물이 포항공항에 장시간 방치되고 있어 공항 이용객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9일 포항시 남구 동해면 포항공항 주차장에는 건축물의 벽체나 천장재 등으로 쓰였던 석면 함유 석고보드가 부서진 채 대량으로 외부에 노출돼 있다.
공항공사 포항지사는 지난해 7월 포항시에 1천700여㎡ 규모의 지정폐기물(석면) 처리계획을 신고하고도 고용노동청 포항지청에 석면 철거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석면 해체·제거작업을 단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석면 해체·제거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은 적절한 처리절차 없이 공항 주차장에 장시간 방치되고 있어 석면 분진에 의한 공항 직원 및 이용객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포항공항은 지난해 석면안전관리법에 따른 다중이용시설 건축물 석면조사 결과 대다수 건물에서 석면이 검출돼 ‘석면건축물’ 판정을 받았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호흡기를 통해 석면가루를 흡입할 경우 최대 40년의 잠복기를 거쳐 폐암이나 석면폐, 악성중피종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부터 석면 사용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석면 함유 건축물을 철거할 때는 해당 지자체에 석면조사 결과 여부와 처리 계획을 신고한 뒤 관할 고용노동청에 석면 해체와 제거 작업에 대한 신고를 해야 한다. 또 석면 해체ㆍ제거 작업시 전문업체에 의뢰해 석면 분진의 흩날림을 방지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 안전하게 작업해야 한다.
관련법은 석면 해체ㆍ제거 작업시 발생한 석면함유 잔재물 등은 비닐이나 이와 유사한 재질의 포대에 담아 밀봉한 후 별도 표지를 붙여 처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고용노동청 포항지청 관계자는 “지정폐기물인 석면 폐기물의 경우 일반폐기물보다 처리비용이 많이 들어 신고를 외면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철저한 현장 조사를 통해 법적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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